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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와 존재의 그녀만의 단상: ‘자주빛 픽셀포토 퍼포먼스’ _ 김장연호
리뷰 (Review)
자아와 존재의 그녀만의 단상: ‘자주빛 픽셀포토 퍼포먼스’
작품에서 그 작가의 삶의 결이 보인다는 것. 김현주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새로운 독창적인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이다. 그녀의 영상 형식에 ‘픽셀포토 퍼포먼스’라는 장르를 붙어본다. 픽셀포토란 픽셀 하나하나가 모여 하나의 사진을 이루는 것처럼 디지털사진이 하나하나 모여 영상을 이루는 디지털무빙 형식을 말한다. 그녀의 작업은 이런 연속성을 갖고, 픽셀포토 연작을 보여준다. 퍼포먼스, 사진, 영상, 회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는 영상에서 그녀의 모든 예술적 가능성을 풀어놓는다.
1996년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녀의 작품 세계 또한 많은 부분이 바뀌기 시작한다. 추상 이미지에서 현실의 자아와 존재에 대한 탐구로 전환된 것이다. ‘현실’을 살고 있는 본인을 자각한다는 것은 얼마나 작가에게 중요한 일인가? 이 부분이 김현주 작품의 중심에 서면서 그녀의 작품은 다른 작가에게서는 볼 수 없는 살, 땀, 체온, 인생에 대한 섬세한 모습들이 사유의 조각처럼 작품에 등장한다. 자아와 존재는 그녀의 작품에서 빠질 수 없는 주제인데, 이런 관심은 그녀의 작업이 여성의 ‘결’이 드러나는 계기가 된다.
픽셀포토 퍼포먼스 형식의 첫 작품인 (2004)은 그녀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일과 공부를 병행해야하는 당시 본인의 상황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고 한다.(김현주 프리젠테이션, 2008.6.24) 예술가가 아닌, 현실을 사는 현대인인 본인을 표현하니, 결혼을 한 여성, 아이를 낳은 여성, 일과 공부를 하는 여성인 자신이 자연스럽게 표현된 것이다. 비디오 퍼포먼스 작업은 작가가 직접 주체로서 행위하는 작업이 대부분인데, 비디오담론에서는 이 부분을 작가의 나르시시즘적 표현이라고 명명하기도 한다. 자주색 옷을 입은 작가가 쉬지않고 땀을 흘리며 달리고 있는 행위는 그녀의 현실을 반영한 심상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사람이 건전지 모형이 되어 나오는 건전지 광고에서 착안하여 제작한 것으로 건전지가 된 그녀를 묘사하고 있다. 자주색은 여성인 그녀를, 땀을 흘리면서, 힘을 과시하며 달리는 여성은 삼중고의 자아와 존재를 견뎌야 하는 그녀를 상징한다. 이러한 그녀의 자아와 존재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는 (2006)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은 픽셀포토 퍼포먼스로 자아 속의 다양한 자아에 대한 철학적 사유가 담겨진 작업이다. 다양한 표정을 실제(진실)가 아닌 보자기 가면들은 그녀 안에 얼마나 많은 또 다른 자아가 존재하며, 그들의 존재로 ‘나’라는 실제의 자아가 보여짐을 짧은 영상을 통해 깨닫게 한다.
또 다른 탐구 작업인 <스티로폼 헤드Styrofoam head>(2005)는 자신의 존재감과 진실(실제성)에 관한 것으로, 그녀는 ‘자아라는 단어는 어쩌면 스티로폼 특성처럼 때론 가볍고, 얄팍할 수 있다’고 털어놓는다. 우리는 무게감을 잃지 않는 존재감으로 얼마나 삶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가? <친애하는 나의 두 번째씨Dear my second>(2007)는 그런 삶의 존재감에 대한, 여성의 인생에 관한 본인의 이야기이다. 시어머니가 주고가신 검은 장롱에서 무거움’, ‘답답증’이 밀려온다. 검은 장롱이 상징하고 있는 것은 아마도 가부장제와 세대와 시대의 눌림일 것이다. <친애하는 나의 두 번째씨Dear my second>는 그 이전에서는 볼 수 없는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작품으로 삶을 대하는 그녀의 태도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작업이기도 하다.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인 <공놀이>(2008) 역시 그녀만의 성찰적 결이 풍겨 나온다. 앞으로도 그녀의 작업 형식인 ‘자주빛 픽셀포토 퍼포먼스’ 와 더불어 그녀만의 스타일로 삶과 존재의 경계선을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 (김장연호)